갈마(역사)

파타고니아의 테우엘체 족과 거인 전설

마음을 지키는 사람 2026. 1. 16. 20:14

 

칠레 남부와 아르헨티나 남부를 통틀어 일컫는 말인 파타고니아는 원래 큰 발이라는 뜻이다. 1520년의 기록과 1766년의 기록(전자는 포르투갈인인 마젤란 함대의 선원이 남긴 일기고, 후자는 영국 신문의 기사다)에는 이곳에 도착한 유럽 백인들이 덩치가 크고 키도 아주 크며 온 몸에 털이 난 거인들을 만났다는 말이 나온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테우엘체(고[古] 몽골로이드인 남미 원주민)이며, 그들의 키는 평균이 180~190cm였고(2.5m~3m가 넘는 사람들이 많았다) 매우 균형잡힌 몸매에 근육질이었다고 한다.

 

(당시 케추아족을 비롯한 잉카인이나, 아마존 원주민의 키는 165cm 정도였고, 18세기의 유럽인 키도 170cm정도였으니, 그들을 거인이라고 부른 것도 무리는 아니다)

 

또 그들이 온 몸에 털이 난 거인으로 불린 까닭은, 그들이 털가죽으로 만든 아주 큰 망토를 몸에 걸치고 다녔기 때문이다. 온 몸을 감싸는 가죽망토에 털이 달려 있었기 때문에, 그 모습을 본 유럽인들이 테우엘체 족을 털복숭이로 오해한 것이다(유럽인이 16세기에 남긴 기록에 따르면, 테우엘체 족 남성은 거의 벌거벗고 망토만 둘렀으며, 노래를 즐겼다고 한다). 그리고 테우엘체 족은 무척 강인한 인상을 지녔다고 한다(눈썹 부분이 튀어나왔고, 사각턱이었다).

 

이들은 활과 화살(물론 화살촉은 쇠로 만든 게 아니었다), 세 방향에 각각 큰 돌이 한 개씩 달린 끈(빙빙 돌리다가 적에게 던지면, 날아가서 적의 두 발목에 감기는 무기. 이 무기에 당한 적이나 사냥감은 똑바로 서 있지 못하고 넘어지며, 두 발목이 묶여 있어 일어나 달아나지도 못했다. 이 무기를 볼레아도라스라고 불렀다)을 무기로 썼다.

 

그러나 이 땅이 파타고니아로 불리게 된 진짜 까닭은 따로 있다. 바로 사람의 발자국보다 몇 배는 더 큰 발자국 화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학자들의 연구결과 이 화석은 지금은 멸종된 밀로돈이라는 동물의 것임이 밝혀졌다(밀로돈은 나무일보의 일종인데, 오늘날의 나무늘보보다 키와 덩치가 엄청나게 컸고 온 몸이 털복숭이였다. 그리고 아직까지 남아있는 그들의 가죽에 화살을 쏴 본 결과, 화살이 가죽을 뚫지 못하고 튕겨져 나갔다. 이 사실은 아르헨티나의 가우초족이 전하는 이야기에 나오는 괴물의 특징과 아주 비슷하다. 가우초 족의 전설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에는 아주 오래 전부터 괴물들이 살고 있었는데, 그들은 두 발로 서서 다녔고 아주 끔찍한 소리를 냈으며, 꼬리가 달렸고, 온 몸이 털로 뒤덮여 있었고 키와 덩치가 아주 컸다는 것이다[밀로돈도 두 발로 돌아다녔다]. 그들에게 화살을 쏘면 튕겨져 나왔기 때문에, 활로는 그들을 사냥할 수 없었다고 한다).

 

고고학자들은 아르헨티나에서 가우초 족의 선조가 살던 동굴을 찾아냈는데, 거기에 사람이 살던 공간과 밀로돈을 가두어 두고 기르던 공간이 따로 구분되었음을 밝혀냈고, 인간과 밀로돈이 같은 시대에 살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족을 달자면, 테우엘체 족은 유럽인이 아르헨티나에 도착한 뒤 전멸했고, 가우초 족은 테우엘체 족과 에스파냐의 백인들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들이다. 따라서 가우초 족이 테우엘체 족의 문화와 전설을 이어받은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가우초 : 아르헨티나의 말 탄 목축민’. 테우엘체족의 무기 - 볼레아도라스 - 도 쓴다)

 

#나(마음을 지키는 사람)의 생각 : 밀로돈이 8000년 전까지 살다가 멸종되었다는 다큐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그들은 테우엘체 족의 남획으로 멸종한 것임이 틀림없다. 테우엘체 족은 밀로돈의 고기와 가죽, 뼈를 얻으려고 밀로돈들을 붙잡아 둔 뒤 동굴 안의 우리에 가두어 길렀으나, 그 시도는 실패했고, 결국 가축이 되지 못한 밀로돈은 사라지고 만 것이다. 밀로돈은 풀을 뜯어먹고 사는 초식동물이었다니 그다지 끔찍한 괴물은 아니었을 것이다. 밀로돈의 멸종은 도도새의 멸종처럼 인간이 불러온 것이라, 나는 이 일을 씁쓸하게 여기며 슬퍼한다.

 

- 출처 : ‘히스토리 채널’ <역사의 진실을 깨워라>